구옥에 살다보니 이번에도 겨울철 동파로 난방이 안됐다.
이놈의 보일러는 겨울철마다 고장...인 줄 알았으나 알고보니 세탁기 문제였다.
엥? 난방이 안되는데 왠 세탁기인가 싶지만 우리집과 비슷한 구조면 문제가 된다.
세탁기 호스 동파로 난방까지 안된 이유와 직접 고치는 방법을 자세히 소개한다.
목차
1. 겨울철 보일러 난방 고장
귀뚜라미 보일러를 12년째 쓰고 있다.
작년 겨울에도 동파로 난방이 안되었던 녀석인데
올해 한파 주의보가 내렸을 때 또! 운전에 불은 들어왔는데
현재온도 8도로 전혀 난방이 안 되는 상황이 발생.
베란다에 있는 보일러실 겸 세탁실로 가봤더니 뭔가 심각해보였다.
물이 사방으로 튀어있고,
알 수 없는 빨간 호스가 분리되어있었다.
(이때는 이게 뭔지도 몰랐지만 세탁기 온수 호스였다.)
아무튼 보일러가 고장난 것은 아니었고, 상황을 알아봤다.
- 보일러가 끓인 온수가 지나는 관에 수도꼭지가 달려있음
- 수도꼭지에 세탁기 호스를 연결해 세탁기에 온수/냉수 공급
- 세탁기 호스의 플라스틱 연결부가 동파되어 터져 버림
- 보일러 온수가 중간에서 콸콸 샘
- 방을 돌아야 할 난방수가 모자라짐
이렇게 된 것이었다.
수리공 분들이라면 단번에 알아챘을 것이나 주말 저녁에 수리기사를 부를 수 없었다.
어쩔 수 없이 혼자 끙끙대며 부서진 호스를 연결하려고 애썼지만 안 됐다.
수도꼭지를 틀어보면 계속 터져나갔고, 수도꼭지를 잠가보니 난방은 됐던 것.
자, 난방은 문제 없고 이제 동파된 세탁기 온수 호스를 고쳐야 한다.
수리를 부르면 최소 5만원은 깨질 것 같아서 혼자 고쳐보기로 도전!
2. 세탁기 호스 동파
세탁실이 야외에 있는 건 아니지만 야외만큼 추운 베란다(?)에 있다.
그리고 작업 공간이 좁아서 수리공들도 고개를 절레절레하며 잘 안 고쳐준다.
사진보면 딱 봐도 저 호스만 다시 돌려 끼우면 될 것같이 생겼다.
그. 러. 나 세탁기 호스는 굉장한 수압을 견뎌야 하기 때문에
대충 돌려서 꼈다가는 수도꼭지 틀자마자 바로 폭파해 버린다.
그리고 동파되면서 연결 부분이 조금 깨진 것 같았다.
잘 돌려서 끼운다고 해도 수도꼭지를 열면 계속 호스가 터져나갔다.
결국 세탁기 온수 호스를 하나 구매하기로 했다.
한시가 급해서 로켓 배송이 되는 제품을 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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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자가 수리 과정
세탁기 온수 호스는 80도가 넘는 뜨거운 물과 강한 수압을 견뎌야 해서 너무 저가의 제품은 사지말자.
(또 터지면 개고생이다.)
딱 봐도 중국에서 떼온 것처럼 보이면 신뢰가 안 가서 만원 이하인 건 걸렀다.
위에 쿠팡 링크 제품을 고른 이유가 민자 수도꼭지/나사 꼭지 다 사용가능하고,
구성품에 마스터 커플링도 같이 주는 게 좋았다.
집에 민자랑 나사 수도꼭지 둘 다 있었기 때문이다.
마스터 커플링도 튼튼해보여서 어떻게든 연결은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진짜 다신 동파수리 하고싶지 않아서 다른 걸 사더라도 꼭 튼튼한 걸로 사시길 바란다.
우리 집에는 세탁기 옆 좁은 공간에 나사산이 있는 수도꼭지가 있다.
하지만 넓은 공간에 있는 민자 수도꼭지도 있어서 가능하다면 민자에다가 편하게 연결할 생각이었다.
온수호스 연결할 때 위 사진처럼 급수캡과 호스가 결합된 채로 호스를 전체적으로 돌려서 끼우느라 뻘짓을 했다.
위에 오른쪽 사진처럼 화살표 부분으로 당기면 급수캡과 호스가 따로 분리된다.
이게 이렇게 분리가 되는 거더라고요?
하 진짜 모르면 이렇게 고생을 합니다.
제품 상세페이지에 설치방법이 수도꼭지별로 잘 나와있어서 자가수리하기 쉬웠다.
그런데 민자 수도꼭지에 설명대로 연결해 봤으나 수압을 견디지 못하고 호스가 자꾸 빠졌다.
어쩔 수 없이 세탁기 옆 나사산이 있는 수도꼭지에 연결하기로 했다.
- 원래 있던 커플링을 돌려서 제거
- 쿠팡에서 산 온수 호스랑 같이 온 황동커플링 연결
- 급수캡 분리해서 황동커플링에 연결
- 원터치 급수캡에 호스 끼워주기
이렇게 하니 간편하게 온수호스가 연결되었다.
앞부분은 수도꼭지에 끝부분은 세탁기 뒤쪽에 연결해 주면 된다.
처음에는 베란다에 물난리가 나서 이게 어떻게 된 건가 싶어 냉수 호스 빼보다가 얼굴에 물벼락도 맞고 온수호스 다시 끼우면서 물벼락 또 맞고 난리난리를 벌이다가 이제야 평화를 되찾았다.
고생한 것에 비해 설치가 굉장히 쉬워서 물벼락을 5번은 맞아본 나로서는 또 터지지 않을까 너무 불안하긴 했다.
4. 한 달 후기
매년 겨울 보일러며 세탁기며 다 동파되어 본 사람으로서 하도 불안해서 매일 세탁실을 들락거렸다.
아직까지 호스가 터지거나 하진 않았다. (세 달 지나 봄이 됐는데도 멀쩡하다.)
그날 이후 계속 기온이 영하로 떨어졌지만 이상 무!
집안에 있는 세탁기는 난방을 하면 이런 위험이 없겠지만 베란다나 외부에 있는 세탁기는 동파가 항상 문제다.
라디에이터도 알아봤지만 라디에이터 가격보다도 난방비가 한 달에 30은 나온다고 한다.
세탁기 호스 동파 방지를 위해서는 조심을 하는 게 답인 것 같다.
기온이 영하로 떨어져 호스가 얼었는데 물이 공급되면 또 터져버릴 수 있다.
사용 전에 히터를 좀 틀어서 녹여놓거나 핫팻을 붙여놓는 것도 동파를 방지하는 방법이다.
아니면 그냥 영상으로 기온이 올라간 낮에 돌리는 것이 좋겠다.
집이 오래되다보니 별의별 일이 다 있지만 이렇게 하나하나 고쳐가는 것도 재미... 없다.
다음에는 세탁기 보일러 동파 안 될 것 같은 집을 알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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