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 개수대, 쓰레기장까지 있고 출렁다리가 보이는 계곡 뷰로 노지캠핑 성지로 불리기 시작한 수주팔봉 야영지. 토요일 출발하여 노지캠핑을 다녀온 찐후기를 남겨본다. 아무래도 성지까지는 아닌데 이게 바로 SNS의 폐해 아닌가 싶다. 충주 차박 가려는 분들은 참고하시길!
목차
1. 수주팔봉 야영지 가는 길
▼수주팔봉 야영지 위치▼
충청북도 충주시 살미면 토계리 417-8
위의 주소를 복사해서 네비에 찍고 가면 이렇게 수주팔봉 야영지로 내려가는 길이 나온다. 내려가는 길에서 왼쪽으로 화장실과 개수대가 있기 때문에 그쪽 자리가 더 먼저 차고 오른쪽으로 가면 편의시설과 멀어져서 자리가 그나마 있다. 아직 추운 3월에 갔는데 오른쪽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오른쪽도 점점 멀어질수록 자리가 넓어지긴 하는데 모래 바닥이라 차를 가지고 가기가 힘들어진다.
[주의할 점]
아스팔트 깔린 내려가는 길이 끝나면 노지이고 모래 위에 큰 바위, 돌멩이가 많아서 차가 많이 빠진다. 이 날도 차가 빠져서 렉카를 부른 팀을 두 번이나 봤다. SUV가 빠지면 사람이 아무리 뒤에서 밀어도 답이 없으니 주의해야 한다. 타이어 펑크도 조심해야 한다. 날카로운 돌멩이들이 많다.
자잘한 돌멩이들이 깔려있어서 차가 안 빠질 것 같지만 저 밑에는 바로 흙바닥이다. 차박이면 몰라도 오토캠핑으로 매트 깔고 자기는 영 힘든 바닥.
2. 화장실/개수대/매점 위치
일단 수주팔봉에 매점이 있다고 알고 오는 사람들이 많은데, 수주팔봉에는 매점이 없고 길 건너편 수주팔봉 글램핑장 매점을 이용하는 것이다. 사장님이 노지캠핑 하러 왔다고 이용에 제한을 두거나 하지는 않지만 매점 운영 시간이 정해져 있지가 않다. 손님 없으면 일찍 닫는 거고 토요일 9시에 갔는데 문을 닫아서 다음날 아침에 이용해야 했다.
매점에는 물, 음료, 술, 라면 같은 캠핑 필수템(?)들이 있었고 장작도 있었다. 번개탄과 컵라면을 위한 끓는 물도 있었다. 쓰레기봉투를 구매하려고 왔는데 쓰레기봉투는 카드 이용이 안되니 계좌이체나 현금으로 사면된다. 아무래도 수주팔봉 야영장은 계곡이 있다 보니 여름에 붐빈다. 글램핑장 매점에는 작은 수영장과 여름을 위한 아이스크림도 보였다.
수주팔봉 화장실은 꽤 넓은 편이고 바로 옆에 개수대가 있고, 분리수거할 수 있는 쓰레기장이 이어져있다. 시설 자체는 좋은데 관리하는 사람이 있긴 하겠지만 청소하는 것보다 더러워지는 게 훨씬 빠르다. 제발 노지 캠핑을 하러 왔으면 깨끗하게 양심적으로 좀 사용했으면 좋겠다. 대부분은 매너 있게 사용하는 데 꼭 한 둘이 문제다. 화장실은 수압이 약하다 보니 물을 내린다 해도 깨끗하게 내려가지 않는 경우가 많아서 금방 더러워지는 것 같다.
3. 노지캠핑 후기
수주8봉은 노지캠핑 성지로 유명한데 우리도 SNS를 보고 "여기 좋아 보이는데?"하고 찾아가긴 했다. 파워 P인 우리는 여름에는 어림도 없겠지만 토요일 오후에 갑자기 바람이 쐬고 싶어 져서 한번 가보기로 했다. 도착하니 이미 해는 져버렸고 다행히도 자리가 있어서 자리 근처에 차를 대놓고 밥부터 먹기로 했다.
사진으로는 잘 안 느껴지지만 계곡 쪽으로 내리막길이기 때문에 평평한 자리를 잘 찾아봐야 한다. 자주 쓰는 에어매트 대신 야전 침대를 가져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보니까 캠핑카들도 바닥에 받칠 것들을 해놓고 수평을 맞춰놨다.
이번 노지캠핑 컨셉은 미니멀이라서 최대한 간소한 캠핑템들을 챙겨 왔다. ZERA 버너와 냄비대신 반합, 컵도 매점에서 받은 플라스틱 컵으로. 제라 버너는 IGT테이블용으로 쓰는 건데 이렇게 따로도 쓸 수 있는 받침대가 있고 화력도 매우 강해서 10년 차 캠핑하며 정착한 버너다. 그리들도 사용가능한 강염 버너이다.
수주팔봉 야영지 매점은 따로 없고 글램핑장 매점까지 문을 닫아서 아주 낭패였다. 매점이 있다길래 간단히 사 먹으려고 먹을 걸 안 챙겨 왔기 때문이다. 배달앱을 급히 켰지만 배달 불가능 지역이었고 어쩔 수 없이 다시 차를 끌고 근처 슈퍼를 찾아봤다. 다행히 10분 거리에 슈퍼가 하나 있었는데 여기도 영업은 종료했지만 전화를 해보니 문을 열어주셨다. 거기서 손수 만든 닭꼬치를 팔길래 얼른 샀는데 정말 맛있었다. 꼬치에 컵라면, 바카디 모히또로 저녁을 해결했다.
원래 밥을 적게 먹는 사람들이 아니고 이날 치킨을 먹고 출발한 거라 배가 안 고플 줄 알고 대충 온 것이었다.ㅋㅋㅋ 밥을 먹고 힘을 내서 텐트를 치고 밤이 되니 추워져서 등유난로 피워놓고 잤다. 전기장판까지는 없어도 되었다. 등유난로는 국산 제품인 파세코 등유난로인데 10년째 잘 쓰는 중이다.
일요일 아침이 되니 사람들이 많이 빠져서 여유로웠다. 날이 밝을 때 보는 수주팔봉의 경치는 제법 훌륭했다. 왜 입소문을 탔는지는 알 것 같다. 특히 계곡이 얕은 곳부터 깊은 곳까지 있어서 물놀이하기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여름에는 수주팔봉에서 노지캠핑하려면 평일에 자리잡지 않는 이상 쉽지 않을 것이다.
노지캠핑에는 티피텐트만 한 것이 없다. 캠핑 시작할 때 사서 지금까지도 잘 쓰는 텐트인데 눈/비 왔을 때 잘 흘러내리고 내부가 둘이 쓰기 딱 적당한 크기로 너무 넓지도 않아 난방하면 금방 따뜻해진다. 치기도 쉽다. 텐트 자체는 30분 이내로 칠 수 있다.
야전침대를 양쪽에 놓고 추우면 가운데에 난로와 식탁을 놓고 밥을 먹어도 되고, 침대와 텐트 사이에 짐을 놓을 공간도 넉넉하다.
4. 장단점
장점 | 단점 |
멋진 출렁다리와 수주팔봉의 경치 | 부지가 넓은 편이 아니라 자리잡기 어려움 큰 돌이 많고 기울어져서 오토캠핑 어려움 |
여름에 물놀이하기 좋은 계곡 | 물 근처라 날벌레들이 많음 |
화장실/개수대/매점(글램핑장)/쓰레기장 | 샤워장/오수처리장 없음 |
수주팔봉 노지캠핑의 장단점을 정리해 봤다. 차박으로 오면 샤워장은 필요 없겠지만 오수처리장이 없어서 그건 또 골치 아플 것 같다. 오토캠핑으로 오기에는 더 불편하다. 뷰가 좋은 계곡 쪽 바닥은 큰 돌멩이들이 너무 많고 도로 쪽으로 가면 그나마 평평한데 이미 캠핑카들이 선점해놓기도 했고 계곡 뷰도 잘 안 보여서 캠핑 기분도 안 난다.
물가에 있다 보니 화장실에 날벌레들이 많은데 밤에 불 켜지면 화장실 벽면부터 변기에 다닥다닥 붙어있어서 아주 대환장 파티다. 아침에는 죽어있는 날벌레 시체들을 볼 수 있다. 그래도 밤보다는 낮에 없어서 화장실 이용하기는 낮이 더 낫다.
아! 그래도 화장실에 온수가 나와서 좋았다. 아무튼 이런저런 걸 따져봤을 때 수주팔봉보다 괜찮은 곳이 많기 때문에 멀리서 찾아온다거나 오토캠핑을 하러 오는 것은 비추다.
5. 다른 노지 차박지 추천
충주 지역에서 노지캠핑이나 차박을 한다면 여기로 갈 것 같다. 여기도 입소문은 많이 탔지만 부지가 워낙 넓어서 자리를 못 잡는다거나 할 일이 없기 때문이다. 다만 바로 옆에 매점은 없고 차로 5분 거리쯤에 매점이 있으니 먹을 거, 캠핑할 거는 미리 사 오는 것이 좋다. 여기는 매점은 없지만 근처에 맛집 가득한 시장이 있으니 거기서 먹을 걸 사오는 것도 좋다.
▶화장실, 개수대, 자리싸움 필요 없는 역대급 노지 차박지
수주팔봉 다녀와서 맛집 찾는 분들은 여기 한번 가보시라~ 따끈한 곤드레밥과 집밥 스타일의 제육, 밥먹은 후에는 수주팔봉보다 훨씬 멋진 경치에서 탱글한 푸딩과 커피 한 잔을 할 수 있는 분위기 좋은 카페까지 알차게 다녀왔다.
노지차박지, 야영지 아는 데가 수주팔봉밖에 없다거나 여기가 너무 가깝다면 가겠는데 멀리서부터 찾아올 이유는 딱히 없다고 생각한다. 3월에도 이렇게 사람이 많으면 여름에는 어후... 생각만 해도 속 시끄럽다. 식수랑 화장실 챙겨가서 아예 쌩노지에서 캠핑을 하거나 알려지지 않은 노지도 이만한 데는 널렸기 때문에 굳이? 수주팔봉이 성지까지는 아니고 가깝고 이것저것 귀찮다 싶으면 갈만한 충주 차박캠핑지이다.
"이 포스팅은 쿠팡 파트너스 활동의 일환으로, 이에 따른 일정액의 수수료를 제공받습니다."